1987년 10월 대폭락의 교훈
절망 속에선 항상 싸게 판다
산을 너무 좋아하는 저로선 요즘 하루가 다르게 하나 둘 단풍이 드는 나무를 보면서 10월 내내 산속에 머무르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입산(入山)의 꿈을 꿉니다.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10월을 맞아 제가 존경하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피터 린치의 10월 대폭락 교훈을 되새겨볼까 합니다. 이는 부동산시장에서도 아주 유용한 ‘바이블’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에 빠진 투자자에겐 특히나 말입니다.
1987년 10월 대폭락의 교훈
“나는 항시 투자자들은 시장의 등락에 둔감해야 한다고 믿어왔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날 벌어진 대사건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가령 피델리티의 마젤란 펀드에 넣고 있는 백만명의 투자자 중 참담했던 그 한 주간에도 단기금융시장의 펀드로 옮겨 타고자 자금을 인출해 간 투자자의 비중이 3%가 안된다는 사실이 한 예가 될 것이다. 절망 속에 팔게 되면 항시 싸게 파는 결과가 빚어지는 법이다.
10월 19일 주식시장에 있는 여러분들에게 신경과민을 불러일으켰을지라도 절대로 그날, 아니 그 다음날에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주식을 팔아치울 필요는 없었다. 포트폴리오에서 점차로 주식의 비중을 줄여나갔다면 공포에 질린 대개의 매도자들 보다도 충분히 앞서서 시장을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시장은 그 뒤로도 12월을 기점으로 하여 서서히 살아났다. 1988년 6월에 이르러서는 400 포인트까지 회복하며 총 하락폭은 23% 정도로 좁혀졌다.
10월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면 수십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크게 세 가지로 집약한다.
첫째, 하찮은 극성스러움으로 좋은 포트폴리오를 망치지 말 것.
둘째, 하찮은 극성스러움으로 좋은 휴가를 망치지 말 것.
셋째, 주머니가 가벼울 때는 절대로 휴가를 가지 말 것.”
위 글은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街의 영웅’(국일증권경제연구소)에서 인용했습니다. 피터 린치는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508포인트 폭락한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가 발생한 시기에 10월 1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아주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아일랜드를 여행하는 중이었습니다.
2012년 10월은 절망? 희망?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규제완화책 중 양도소득세 면제와 취득세 감면이 우여곡절 끝에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택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분양에 대한 관심이 추석 연휴이후 높아진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우스 푸어는 아니더라도 살 때보다 집값이 떨어져 고민인 내집마련 보유자 여러분은 10월을 희망으로 맞이하길 바랍니다. 또 주택이나 토지 상가 등에 투자를 했지만 부동산시장이 오랫동안 침체돼 심각한 고민에 빠진 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투적인 말이겠지만 10월을 희망으로 맞이할 거냐?, 절망으로 맞이할 거냐? 는 전적으로 투자자 여러분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전에 투자자 여러분이 자문해야할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첫째 당신은 여유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했는가?
둘째 당신은 부동산 가치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
투자 손실로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닌, 여유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았거나, 부동산 가치투자를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손절매를 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피터 린치는 이에 대해 △자제하며 견디는 참을성 △자신에 대한 신뢰 △정상적으로 분별할 수 있는 상식 △고통을 감내하는 아량 △편견 없는 마음 △쉽게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 △끈기 있게 버티는 지속성 △자신에 대한 겸손 △상황에 따른 유연성 △독자적으로 조사분석을 하려는 자발성 △실수를 기꺼이 시인하는 자세 △일상적인 혼란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갖출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자신이 가치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입니다.
저도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자’ ‘다 지나간다’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에 투자한 부자노트 독자님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입니다. 저는 요즘 다양한 책을 읽으며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번번이 방해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피터 린치는 보스턴대학 시절엔 전공(이학사) 대신 역사학, 심리학, 정치학, 형이상학, 논리학, 종교학, 고대희랍철학, 인지학 등 인문학 공부에 열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후에 린치 자신도 가치투자엔 통계학보다 역사 철학을 공부한 것이 더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습니다.
10월을 맞아 올 가을엔 여러분에게 힘이 돼줄 수 있는 인문학 책을 한권 사서 읽기를 권합니다. 로버트 쉴러의 ‘버블 경제학’ 보다는 허균의 ‘숨어사는 즐거움(한정록)’이 더 재미있더군요. 영화 ‘광해’를 봐서 그런가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피터 린치의 말씀입니다. 지금처럼 힘들 때 조금 위로가 될 것입니다.
“시장예측에 있어서 중요한 기술은 경청하는 것이 아니라 졸 수 있는 자세이다. 여기서 묘수는 당신의 육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무시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출처:한국경제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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